시차적응쯤이야 쉽겠지 생각했는데 일주일째 오후 네다섯시쯤에는 피곤이 절정에 달했다가
밤 여덟시쯤 되면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거리고 새벽에는 다시 깨서 돌아다니는 짓을 반복하고 있다.
어제 저녁 추수감사절 식사 후 호텔로 돌아가는 길부터 내리기 시작했던 비가
아침에도 여전히 추적추적 내리고 있어 집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나른하게 쉬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오전 내내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그래도 이렇게 하루를 보내긴 아쉬워서 다시 토리집으로 간다.
Mitzi랑 좀 더 놀다 왔다.
Mitzi가 나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며칠 전 갔었던 Water Works Park에 다시 가기로 한다.
사실 21일 토요일에 이 공원에서 하는 겨울맞이 걷기대회? 비슷한 행사에 가기로 했었는데 역시 자느라고 못 갔었다.
행사 관련해서 이런 저런 조명, 조형물들로 꾸며놨던데 갔었으면 좋은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Des Moines Capitol Tours에 들렀다.
사진 찍고 돌아다니다가 호텔로 돌아와 저녁으로 먹을 피자를 주문했다.
도미노피자 홈페이지에서 주문한 피자가 20분도 안되어서 호텔까지 배달됐다.
피자가 언제 오려나 하고 창문에 붙어서 계속 내다보고있는데
비도 오는데 조수석창문이 없이 비닐로 붙여놓은 피자배달차가 호텔앞으로 왔다.
한국에서는 차가 부딪히고 깨지면 수리점에 가서 고치는게 당연할텐데,
미국은 인건비가 비싸서인지 차를 직접 고쳐서 타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돈이 없거나 크게 필요성을 못느끼면 저렇게 임시방편으로 고쳐서 타는 사람도 많은가보다 싶었다.
그걸 보고 나서인지 피자를 받을때 나도 모르게 팁을 더 많이 줘버렸다...
피자는 나중에 먹기로 하고 Black Friday 세일하는 Walmart에 가보기로 했다.
Black Friday는 다음날이지만 아침에 마트에서 줄서서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전날 오후 여섯시부터 미리 행사가 시작된다고 한다.
호텔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Walmart에 여섯시반쯤 도착,
벌써부터 엄청나게 많은 자동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가고 있다.
여섯시부터 시작인 행사에 30분이나 늦어서인지 한참을 돌아다녀도 딱히 사고싶은 물건은 보이질 않는다.
결국 소니 40인치 TV를 $300 조금 넘는 가격이 하나 구매,
카메라 삼각대 하나 $10에 구매,
사고 싶었던 천체망원경 하나 $40쯤 주고 구매,
티셔츠 두개 $10씩 주고 구매.
한국에서 카메라 살때 같이 샀던 3만원짜리 삼각대에 너무 큰 실망을 했던 터라 좋은 삼각대를 사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망설여졌었다.
처음 보는 삼각대 브랜드이지만 $99짜리를 $10에 판다고 써있길래 혹해서 사버렸다.
호텔로 돌아와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99은 아니지만 $30쯤 하는 삼각대인것 같다.
한국에서 3만원 주고 샀던 삼각대에 비하면 정말 삼각대같은 삼각대를 사서 만족스럽다.
Walmart에서 나와서 토리네 집에 들러 TV 쓰시라고 드리고
호텔로 돌아와 짐을 싸기 시작했다.
천체망원경은 캐리어에 들어가지 않아 토리한테 써보라고 주고,
삼각대는 Walmart에서 산 셔츠에 돌돌말아 캐리어에 넣었다.
저녁으로 아까 사둔 피자를 Viniq와 함께 같이 먹었다.
밥먹고 피곤해서 잠들었다.
-7일차 끝-